말씀묵상(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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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 20,14] 나는 맨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당신에게처럼 품삯을 주고 싶소
8월21일 수요일 성 비오 10세 교황 기념일 포도밭 임자는 이른 아침부터, 오전 아홉시, 열두시, 오후 세시, 그리고 오후 다섯시에 사람을 고용합니다. 그리고 그들 모두에게 똑 같이 한 데나리온을 지급합니다.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하느님의 자비는 합리적이라기보다는 종합적이고 예술적입니다. 왜냐하면 다섯시에 불려온 사람들의 노동 시간이 한 시간인 것은 맞지만, 그들은 고용되기 이전 시간에 노동보다 값질 수 있는 인내와 기다림 믿음과 희망의 싹을 키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일찍 온 사람들에 비해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부족한 능력에 좌절하거나 신세 한탄하며 자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포도밭 주인인 하느님은 이 모든 것을 고려하신 것입니다. 우리..
2024.08.21 -
[마태 19, 23] 부자는 하늘 나라에 들어가기 어려울 것이다.
2024. 8. 20 화요일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 학자 기념일 하늘 나라에 들어가기 어려운 부자는 단순히 돈이 많은 사람은 아닙니다. 어제 복음에 등장한 부자청년처럼 물질에 마음을 의지한 사람입니다. 아무리 정직하고 선량하다 해도 마음 저 밑바닥에 결국 믿을 것은 ‘돈’이라는 생각을 품은 사람입니다.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일상 생활 안에서 한쪽만을 선택하여 나머지 한쪽을 완전히 버린다는 말은 아닙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어떤 것에 마음을 두느냐의 문제입니다. 하느님께 온전히 마음을 두는 사람은 재물을 꼭 버리지 않아도 됩니다. 돈을 벌어도 하느님을 위해 벌고, 그래서 그 재물을 복음적으로 이용합니다. 물질에 온전히 마음을 두는 사람은 하느님을 버리지 않는 듯 행동할 수 있습..
2024.08.20 -
[마태 19,16] 어찌하여 나에게 선한 일을 묻느냐? 선하신 분은 한 분뿐이시다
2024. 8. 19 연중 제20주간 월요일 오늘 복음에서 부자청년은 “제가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무슨 선한 일을 해야 합니까?”라고 묻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선하신 분은 한 분뿐'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명나라 때 왕양명은 ‘선하지도 않고 악하지도 않은 것이 마음의 본래 상태’이며 그것이 ‘참된 선’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관해 수많은 해석이 있지만 가장 일상적인 의미는 이렇습니다. 우리가 선한 일을 하면서 내가 선하다는 자부심에 빠지면 교만하게 되어 그 선한 일이 도리어 악한 것이 된다는 것. 이러한 오류에 빠지지 않으려면 마음의 ‘양지良知’가 이끄는 대로 살라고 이야기 합니다. 내가 훌륭한지 그렇지 않은지 생각하지 말고! 여기서 ‘양지’란 ‘하느님’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부자청년의 생각을 하나씩 ..
2024.08.19 -
[요한 6,51]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2024. 8. 18 연중 제20주일 우리는 좋은 것이 영원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우리가 체험한 것 가운데 영원했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사랑’일 것입니다. 나의 시간과 노력을 다른 사람에게 희생하면 그 사람은 그것을 받아먹어 새 사람이 되고 기쁨을 얻게 됩니다. 그런데 그 사람만 기쁜 것이 아니라 내어준 내 자신이 더 기쁘고 충만해 집니다. 영원한 생명이란 나를 내어주는 사랑을 통해 얻게 된 그 기쁨이 영원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먹으라고 내어 주십니다. 그것이 당신의 멈출 수 없는 기쁨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살과 피를 받아먹는 것이 나에게는 영신적 유익이지만 그분에게도 큰 기쁨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 삶에 동참하라고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그분을..
2024.08.18 -
[마태 19,6]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된다
2024. 8. 16 연중 제19주간 금요일 불교에서는 인연을 영겁의 시간을 기다린 만남이라 합니다. 겁(劫)은 대략 좌,우,높이가 15km인 바위를 100년에 한번 비단옷으로 닦아서 그 바위가 없어질 때까지의 시간입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관계들은 세상이 생긴 이후 처음 있는 일이며, 그만큼 오랜 시간을 기다려 온 것입니다. 우연하고 이유 없이 우리에게 주어진 것들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것은 창조의 놀라움에 비견할 수 있는 것입니다. 특별히 남녀의 만남과 혼인은 또 다른 한 사람을 사랑을 통해 세상과 만나게 해주는, 하느님 창조에 동참하는 위대한 사건입니다. 그러니 얼마나 소중한 일이겠습니까? 부부의 관계로부터 나와 함께 하는 사람, 만물과의 모든 인연들이 바로 ‘나’입니다. 그래서 관계의 ..
2024.08.16 -
[복음 환호송] 성모 마리아 하늘로 오르시니 천사들의 무리가 기뻐하네
2024. 8. 15 목요일 성모 승천 대축일 오늘은 성모승천 대축일입니다. 성모님께서 하늘로 오르신 것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성모님이 하늘로 오르신 것은 과학적인 논증이나 역사적 서술이 아닙니다. 한 인간이 하느님을 의지하며 살았을 때 그 삶의 종착역이 어디인지를 알려주는 신앙의 고백입니다. 그래서 오늘의 감사송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오늘 하늘에 오르신 분, 하느님을 낳으신 동정 마리아께서는 완성될 주님 교회의 시작이며 모상으로서, 이 세상 나그넷길에 있는 주님의 백성에게, 확실한 희망과 위안을 보증해 주셨나이다” 우리들 지상에서의 삶, 땅에서의 삶이 비록 고되고 힘들지만 우리의 마음이 하늘로 향했을 때, 성모님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하늘에 오른다는 희망찬 고백인 것입니다. 그래서 성모님의 승천은 ..
2024.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