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묵상(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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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코린 4, 7] 우리는 보물을 질그릇 속에 지니고 있습니다. 그 엄청난 힘은 하느님의 것으로, 우리에게서 나오는 힘이 아님을 보여...
2024. 7. 25 목요일성 야고보 사도 축일우리를 움직이는 힘은 두 가지입니다. 그 힘의 원천가운데 하나는 밖에 있고 또 하나는 내 안에 있습니다. 밖에 있는 힘은 세속의 힘입니다. 비교하게 하고 평가합니다. 늘 불안하고 만족을 몰라 초조합니다. 안에 있는 힘은 하느님의 힘입니다. 단순하며 고요하고 겸손합니다. 안에서 흘러 나오는 것이니 평가하지 않고 비교하지 않아 자족하여 차분하고, 단순합니다. 세속의 힘은 이루지 못한 것을 실패라 하지만 하느님의 힘은 그것을 통해 겸손을 가르쳐 주며 그분께 의지하는 마음을 내게 하고용기를 선사합니다. 예수님의 삶과 죽음은 이 힘에 따른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생각하는 부정적이며 피하고 싶은 것들 안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묻습니다. ‘죽음’마저도 안에서 울려오는 하..
2024.07.25 -
연중 나해 16주일
오늘 복음을 한번 다시 되새겨 봅시다. 오늘 복음 이전의 마르코 복음은 제자들의 파견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제자들은 악령을 쫓아내고 하늘나라를 선포하라는 소명을 부여 받습니다. 지난 주 복음이 바로 그 내용입니다. 그리고 파견되어 소명을 마치고 돌아온 제자들은 예수님께 선교지에서 있었던 일들을 보고합니다. 예수님은 그 이야기들을 흐뭇하게 들으십니다. 오랜 선교여행에 지친 제자들이 안쓰러웠던 예수님은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며 제자들을 배려하십니다. 고생한 그들이 측은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군중들은 외딴 곳으로 떠나는 제자들의 길을 추적해서 집요하게 따라옵니다. 제자들이 쉴 틈을 주질 않습니다. 그런데 또 예수님은 그런 군중들도 가엾어 졌다고 복음은 말합니다. 오랜 업무로 지친 제자들도 ..
2024.07.25 -
[예레 1,10] 내가 오늘 민족들과 왕국들을 너에게 맡기니, 뽑고 허물고 없애고 부수며 세우고 심으려는 것이다
2024. 7. 24 연중 제16주간 수요일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은 지금까지 나를 믿고 세상을 믿었던 마음을 하느님께로 돌리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그동안 세웠던 세속과 나의 왕국을 먼저 무너뜨려야 합니다. 그래서 신앙은 변화이며 도전입니다. 도전이라는 말을 들으면 갑자기 마음이 어두워집니다. 나를 무너뜨리고 새롭게 무언가를 세우기에는 용기도, 능력도, 게다가 기운마저 없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의 변화는 ‘나만을 위한’ 변화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과거의 것을 무너뜨리는 것도, 새로운 것을 세우는 것도, 모두 ‘너를 위한’것, 사랑 때문입니다. 나의 변화를 통해 너에게 무언가 유익이 될 수 있다면. 갑자기 용기가 생기고 기운이 납니다. 지금껏 미뤄왔던 변화의 목록들에 희망의 ..
2024.07.24 -
[미카 7, 19] 당신께서 저희의 모든 죄악을 바다 깊은 곳으로 던져 주십시오
2024. 7. 23 연중 제16주간 화요일 명나라때 왕양명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마음(好惡)은 옳고 그름(是非)을 다하는 것일 뿐이다" 하느님이 주신 마음은 옳은 것을 좋아하고 그른 것을 싫어합니다. 우리들은 종종 내게 닥친 시련 앞에서 내 자신과 세상과 하느님을 원망하고 저주하기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시련에 더해 좌절과 슬픔에 빠져들게 됩니다. '죄'란 다른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벗어나는 것. 좋아하지 말아야 할 것을 좋아하는 것입니다. 시련이 기쁜 일은 아니지만 그 때에 믿음과 희망과 사랑에 기대어 '인내'하는 것', '옳은 것'을 '좋아하려는' 기도이며 공부입니다. 설사 시련이 사라지지 않는다 해도 적어도 나를 잃는 지경에 이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늘 하루, 좋아..
2024.07.23 -
[요한 20,17] 나를 더 이상 붙들지 마라
2024. 7. 22 월요일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광경(光景)' 한때 지나가는 그림자라는 의미로, 한 번 깨달은 것에 집착하지 말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입니다. 마땅히 마리아의 사랑과 열정등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지만 오늘 복음 말미에서 당신을 붙들지 말라 하신 대목을 말씀씨앗으로 선택했습니다. 잃었던 주님을 찾은 여인에게 하신 말씀치고는 다소 냉정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이 말씀은 우리의 신앙이 경직된 '교리'가 되지 않기를 바라신 마음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한번쯤은 예수님에 대한 뜨거움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열정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게 되는 법. 모든 것이 새롭게 태어나고 변해가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때의 뜨거움에 집착하게 되면 우리의..
2024.07.22 -
[마르 6,34]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2024. 7. 21 연중 제16주일(농민 주일) 측은히 여기는 마음. 예수님의 인류 구원은 바로 이 마음에서 나왔습니다. 그분이 인류의 구세주라는 고백은 우리로 하여금 예수님의 위대함에 생각을 집중케 하지만, 중요한 것은 오늘 복음에서처럼 제자들도 측은히 여기시고 군중들도 안타깝게 여기시는 마음입니다. 그 마음이 확장되어 당신을 온전히 내어 주신 것입니다. 마더 데레사와 관련한 유명한 일화처럼 말입니다. 수녀님의 놀라운 희생정신에 경외감을 지녔던 어느 기자가 묻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그 많은 사람을 돌보실 수 있었냐고. 그러자 수녀님은 의아하다는 듯 대답합니다. “저는 수많은 사람을 돌본 적이 없습니다. 단지 내 앞에 있는 가련한 그 한 사람을 예수님 대하듯 했을 뿐입니다” 성체성사와 교회를 통해 우리..
2024.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