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묵상(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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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코린 2, 12] 우리는 이 선물에 관하여, 인간의 지혜가 가르쳐 준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가르쳐 주신 말로 이야기합니다.
2024. 9. 3 화요일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 학자 기념일 우리는 늘 세상의 유혹에 직면합니다. ‘유혹’은 희랍어로 ‘분리’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하느님과 사람을 분리시키고 사람과 사람을 분열케 합니다. 가정 안에서는 아내와 남편을 분리시키고 부모와 자녀를 분리시킵니다. 서로를 분열시키는 매개는 ‘말’입니다. 나의 생각과 말이 더 지혜롭다고 여기는 순간 우리는 상대방을 단죄합니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것은 옳고 그름을 가르는 지혜가 아니라 옳고 그름을 넘어선 용서와 사랑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인간의 지혜가 아닌 성령께서 가르쳐 주신 ‘말’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가르치십니다. 성령은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창조주 하느님의 생각이 어찌 서로를 ..
2024.09.03 -
[1코린 2,5] 여러분의 믿음이 인간의 지혜가 아니라 하느님의 힘에 바탕을 두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2024. 9. 2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신앙생활 가운데 추구하는 ‘영적인 위로’를 잘 식별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영적 위로 자체를 목적으로 삼거나 강박적으로 추구하다 보면 거짓 위로를 만나 주님을 잊어버릴 위험이 있습니다... 이 때 우리는 위로의 하느님보다 하느님의 위로를 찾고 있는 셈입니다” 우리는 신앙생활 가운데 위로를 찾으려 하지만 위로의 효과는 시간이 지나면 금새 사라집니다. 사실 진정한 위로는 ‘말’이 아니라 ‘존재’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인간 관계안에서도 참다운 위로는, 위로의 말을 잘하는 사람을 통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자리에 굳건히 서 있는, 말없는 사람을 통해서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하느님의 ‘위로’를 찾으려 하지 말고 위로의 ‘하느님’을 만나길 희망해야..
2024.09.02 -
[야고보 1,22] 말씀을 실행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말씀을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사람이 되지 마십시오
2024. 9. 1 주일 연중 제22주일(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우리는 올 여름 극심한 무더위를 경험했고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체감했습니다. 교황님은 9월 1일부터 10월 4일까지를 ‘창조시기’로 제정, 피조물 보호를 위하여 함께 기도할 것을 권고하셨습니다. 과학자들은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발생을 2019년 대비 43%를 줄이지 않으면 인간과 자연의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합니다. 남은 시간이 넉넉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순교성월 첫째 날이기도 합니다. 오늘 교구장님은 사목서한에서 “순교자들이 굳건하게 모든 것 앞에서 신앙을 증거하였듯이, 창조 세계를 위협하는 모든 것 앞에서 녹색 순교의 영성을 살아가는 우리가 되길”바라신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 신앙의 목표는 내 자신만의 영적만족을 추구..
2024.09.01 -
[1코린 1,21] 그분께서는 복음 선포의 어리석음을 통하여 믿는 이들을 구원하기로 작정하셨습니다
2024. 8. 30 연중 제21주간 금요일 예수님은 어리석은 척 한 것이 아니라 참으로 바보 같은 분이셨습니다. 임금으로 모시려는 사람들을 피해 산으로 도망가신 예수님.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다며 토라지고 서운해 하는 우리들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분은 어느 순간 아무런 말씀도 없이 인간의 채찍과 폭력을 그대로 감수하십니다. 누군가 나를 공격하는데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했을 때, 나는 뒤돌아서 바보 같은 나를 원망하고 분노하며 복수를 꿈꿉니다. 예수님의 침묵은 하느님 앞에 지은, 나의 지울 수 없는 죄를 대신 기워 갚겠다는 사랑의 어리석음이 아니고서는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그런 예수님은 아무런 소득 없이, 패배와도 같은 십자가 죽음을 당하신 어리석은 분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살아내지 못하..
2024.08.30 -
[요한 3,30]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합니다
2024. 8. 29 목요일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 오늘은 세례자 요한이 수난과 죽임을 당한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이 말씀은 요한이 살았던 그 때에 예수님이 자신보다 더 부각되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실존에 있어 그분이 나를 온전히 장악해야 함을 피력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려면 나는 작아져야 하고 점점 사라져야 합니다. 청나라때 유명한 정치가이며 사상가인 증국번은 "군자는 부족함을 구하고, 소인은 완전함을 추구한다 (君子求缺,小人求全)"고 말하였습니다. 소인이 추구하는 완전함은 더 많이 알고 더 많이 소유하고 더 많은 능력으로 스스로를 완전케 하려는 환상입니다. 반면 참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은 더 적게 알고 더 적게 가지기를 추구합니다. 하늘의 진리가 자신을 드러낼 공간을 마음 안..
2024.08.29 -
[성 아우구스티노의 『고백록』중에서] 육체의 음식처럼 나를 네게 동화시키지 말라. 오히려 너를 내게 동화시킬 것이니라.
2024. 8. 28 수요일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 기념일 오늘은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 기념일입니다. 오늘 말씀씨앗은 성인의 ‘고백록’의 한 구절을 선택했습니다. 우리는 가끔 내 변화의 일람표를 스스로 계획하고 그 계획에 도움이 될 만한 말씀과 의미를 양식으로 삼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를 성장시키기 위해 그 말씀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합니다. 하느님과의 만남은 사랑의 행위입니다. 사랑은 스스로에게 주도권을 내어 주는 것. 나는 그분을 위해 나를 내 드리고, 그분은 나를 위해 당신을 내어 주시는 것입니다. 서로의 역할을 혼동해서는 안됩니다. 나를 위한 변화는 그분이 하시는 일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내가 그분을 이용하여 나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그분이 나를 ..
2024.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