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묵상(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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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테살 1,11] 여러분의 모든 선의와 믿음의 행위를 당신 힘으로 완성해 주시기를 빕니다
2024. 8. 26 연중 제21주간 월요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바리사이들을 비난하십니다. 그들이 위선(偽善)을 행하기 때문입니다. '위(僞)'는 '거짓'을 의미합니다. 글자의 조형을 보면 사람(人)이 하는(為)것, 즉 인위(人為)적인 것을 말합니다. 하느님의 뜻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행위입니다. 그러니 사람들 앞에서만 선하게 보이면 그만입니다. 거짓된 표정과 행동, 더 나아가 '거룩한' 모습을 보이는데 힘씁니다. 자기 혼자 있는 곳에서 애쓰지도 않고 더욱이 '보이지 않는' 하느님과의 관계를 소홀히 합니다. 영적인 성장이 없을뿐더러 삶의 변화도 동반되지 않습니다. 참다운 선함이란,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비롯되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홀로 있는' 동안에도..
2024.08.26 -
[요한 6,67]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2024. 8. 25 연중 제21주일 오늘 복음은 요한복음 6장, 오천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빵을 주신 기적사화의 마지막 부분에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물질적 빵만을 원했던 이스라엘은 당신의 살과 피로 영원한 생명을 약속한 예수님의 말씀을 불편해 합니다. 그들은 구원을 순전히 물질적인 것으로, 잘 먹고 잘 사는 것으로만 보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을 그런 존재로 축소시키고 아울러 하느님의 신비를 소멸시켜 버립니다. 이제 모두 떠나고 12명의 제자만 남았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묻습니다.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이에 베드로는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다’며 예수님 곁에 남습니다. 우리는 신앙에서 무엇을 얻으려 합니까? 만일 단순히 세속적 삶을 위로해 주거나 그 삶을 윤택하게 하는 하느님을 찾고..
2024.08.25 -
연중 나해 20주일
우리는 좋은 것이 영원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삶에서 영원하기를 바라는 것은 어떤 것이 있나요? 삶의 체험 가운데 영원하기를 바라는 것이 있다면 단연코 사랑일 것입니다. 남녀간의 불타는 사랑을 체험해 본 분이라면, 그것이 얼마나 달콤한지, 얼마나 재밌고 기쁘고 충만한지 잘 알겁니다. 그리고 뜨겁게 사랑한 사람들이라면 그 사랑이 영원하길 꿈꿉니다. 하지만 남녀의 사랑은 영원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처음의 마음은 어느 샌가 식어 버리고, 때론 다툼으로, 이별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그 사랑 안에서 영원을 꿈꾸게 되는 이유는 인간의 불완전한 사랑이, 진정한 사랑의 본질을 분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분유란 말은 철학적, 신학적 용어인데, 부분적으로 지니고 있다는 뜻입니다. 얼마..
2024.08.24 -
연중 나해 19주일
지난 주 저의 서품 동기 신부님들과 25주년 기념 나가사키 성지순례를 다녀왔습니다. 4박 5일간의 긴 여정. 한국도 더웠지만 제주도보다 위도가 한참 아래에 있는 나가사키는 사우나를 방불케 하는 더위였습니다. 이 시기에 성지순례를 오는 사람은 없다고 합니다. 일년 중 가장 덥고 습한 계절이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 생각해 봅니다. 순교성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데 좋은 날씨와 계절을 골라 간다는 것도 좀 이상하지 않은가. 물론 우리가 일부러 힘든 시기를 선택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날은 무더웠고 순례하는 길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순교의 고통에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을 절로 일으키게 했습니다. 게다가 개인적으로는 둘째 날 저녁부터 목이 칼칼하더니 오한과 몸살을 동반한 코로나에 감염되었습니다. 뜨거운 더위와 코로..
2024.08.24 -
연중 나해 17주일
2002년. 제가 부평 1동 보좌 신부로 있을 때 만났던 한 어르신이 생각납니다. 세례명은 막달레나. 혼자 사는 할머니셨는데 매일 폐휴지를 줍습니다. 성당의 박스나 폐휴지를 그분에게 드렸습니다. 그리고 장터에서 기름과 떡들을 파시는 할머니셨습니다. 그런데 일년에 한번씩 공부할 돈이 없는 학생들을 위해 써 달라며 적지 않은 장학금을 기부하시는 분이었습니다. 그분께 당신 살기도 힘드신데 어떻게 이런 일을 하셨냐고 감탄스럽게 묻자 그분은 ‘누군가 해야할 일이잖아요’하시며 부끄럽게 웃으시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얼마전 부평 1동 교우분들이 찾아오셨길래, 막달레나 할머니 근황을 물었더니 여전히 건강하게 잘 지내시고, 지금도 그렇게 기부하시며 사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어떤 목사님이 강의중에 한 말씀이 기억납니다...
2024.08.24 -
[에제 37,13] 무덤에서 너희를 끌어 올리면, 그제야 너희는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되리라
2024. 8. 23 연중 제20주간 금요일 파스칼은 “그리스도가 자신을 위해 십자가에서 죽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서도 사람들이 어떻게 밤에 잠을 이룰 수 있는지 놀랍다”고 말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이 자신의 삶과 어떤 연관이 있는가를 묻는 것은 신앙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예수님의 희생은 죄인인 나를 위한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내가 하느님 앞에서 죄인이라 여기는 자각이 신앙의 출발이기 때문입니다. 죄악에 대한 심한 자책감은 자신을 부정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나를 부정하게 만드는 이 죄책감은 바로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에 감사하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그분의 죽음으로 어둠에 빠진 내가 다시 살아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나의 죄에 대한 자각이 클수록 예수님의 죽음을 통한 용서에 더 감사하게 되는 ..
2024.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