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묵상(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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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안드레아 김대건 사제의 편지에서] 그렇소. 나는 천주교인이오
2024. 7. 5 금요일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기념일 오늘은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기념일입니다. 그래서 말씀 씨앗도 성경이 아닌 신부님의 편지에서 발췌해 보았습니다. “그렇소. 나는 천주교인이오!” 여기에는 온 삶의 무게가 담겨 있습니다. 목숨을 건 고백입니다.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며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선언입니다. 이 고백의 의미가 원래 그런 것입니다. 일신의 안녕만을 위한 삶의 태도와, 개인의 사사로운 바램에 멈춰 있는 신앙의 가벼움으로는 이해할 수도, 흉내 낼 수도 없는 고백입니다. 그러니 이 고백 앞에서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내가 천주교인이라는 사실이, 나의 삶에 어느 정도의 무..
2024.07.05 -
[마태 9,2] 용기를 내어라. 너는 죄를 용서 받았다
2024. 7. 4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구약 시대에는 개인의 고통, 질병이 그 사람의 죄 때문이라 여겼습니다. 겪고 있는 고통으로도 충분히 아픈데, 그것이 나의 잘못으로 말미암은 것이라니. 아픔이 배가됩니다. 이런 생각은 우리의 마음속에 잔존하고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슬픔과 고난에 허우적거릴 때, 우리들은 고통에 집중하게 되고, 아픔에 더해 이 모든 것이 나의 부주의나 부족함 때문이라며 자책합니다. 자신을 어둠속으로 더 깊이 몰아넣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병자들을 마주 할 때, 먼저 ‘죄의 용서’를 말씀하십니다. 이 용서는 고통에 죄책감이 더해져, 깊은 어둠에 빠지고 있는 인간에 대한 연민이며 위로입니다. 그것이 예수님의 용서가 지닌 첫번째 의미입니다. ‘먼저 죄책감이라는 어둠에서 빠져 나오거라’...
2024.07.04 -
[요한 20,29]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2024. 7. 3 수요일 성 토마스 사도 축일 예수님 부활의 현장에 없었던 토마스는 그분의 부활을 의심했습니다. 그가 의심한 것은 예수님의 부활이요, 그가 믿지 못한 것은 동료들의 증언이었습니다. 부활을 의심한 것도 문제지만 동고동락한 동료들을 믿지 못한 것도 그의 잘못 가운데 하나입니다. 우리 교회는 사도들의 증언으로 시작된 공동체입니다. 이 증언이 힘을 지닐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삶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증언은 2000년동안 계속되었습니다. 말씀과 삶으로 이어져 온 것입니다.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는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단순히 토마스의 의심과 믿음에 제한되지 않습니다. 이 말씀은 사도들의 증언을 신뢰할 것을 촉구하고 있으며 동시에 우리를 통해 그 증언이 계속되어야 함을 함께..
2024.07.03 -
연중 나해 13주일
예전에 한 카페에 들어갔습니다. 잠시 후 한 가족이 들어와 저희 옆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아들 딸로 보이는 단란한 가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자리에 앉자마자 누구라 할 것도 없이 서로 핸드폰을 꺼내 쳐다보고 있습니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었지만 그들은 서로 만나고 있는걸까? 물론 그들의 사정을 알지 못합니다. 서로 마주보고 대화하지 않으니 다투거나 얼굴을 붉힐 일은 없겠습니다. 하지만 그들 사이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문제도 일어나지 않지만 기쁨이나 친교도 일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나누고 싶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내용입니다. 회당장의 병든 딸을 고쳐주러 가시던 예수님. 거기서 열 두해동안 하혈을 하는 여인을 만납니다. 그 여인은 오랫동안 가진 것..
2024.07.02 -
[마태 8,26]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시자 아주 고요해졌다
2024. 7. 2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우리들 마음 안의 파도와 폭풍우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를 살펴봅니다. 불안, 걱정은 말 그대로 어떻게 될지 몰라 일어나는 마음이며, 후회, 낙심, 자기연민은 과도한 집착에서 비롯된 부정적인 생각들입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이렇게 마음을 잡습니다. ‘유혹이다.’ 이런 부정적인 생각들 안에는 하느님이 계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유혹인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는 것은 짧은 나의 체험과 판단을 버리고 우리를 늘 밝은 빛으로 이끄시는 하느님께로 마음을 다시 돌리는 일입니다. 식별이며 회개이며 믿음입니다. 예수님은 오늘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십니다. 믿지 못하는 마음으로 풍랑이 일었기 때문입니다. 당신께서 40일간 광야에서 마주했던 사탄의 속삭임입니다. ..
2024.07.02 -
[시편 95,7] 오늘 너희는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
2024. 7. 1 연중 제13주간 월요일 “사람의 마음은 위태롭고, 하늘의 마음은 미세하니, 늘 자세히 살피고 단순함을 지녀 순수한 하늘 마음을 지켜라” 유가의 경전인 에 나오는 말입니다. 세상은 하느님의 말씀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니 세상 모든 것들은 언제나 하느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연한 것들은 당연하다는 이유로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집니다. 인간 마음이 하느님에게서 멀어져 위태롭게 되고, '하늘 마음이 미세'하게 여겨지는 이유입니다. 심지어 하느님의 말씀이 어리석다 여기는 지경에 이르기도 합니다. 하느님 목소리가 아닌 인간의 목소리는 제각각이어서 하느님과 세상의 단순한 진리를 잊어 버리게 만듭니다. 하느님은 한결 같으나 인간은 갈등하고, 하느님은 정갈하나 인간은 어지럽습니다. 7월의..
2024.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