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묵상(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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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야 35,5] 그때에 눈먼 이들은 눈이 열리고, 귀먹은 이들은 귀가 열리리라
2024. 9. 8 연중 제23주일 ‘그때’란 메시아가 오시는 때이며 ‘그때’가 되면 제일 먼저 눈과 귀가 멀었던 사람들이 다시 보고 듣게 됩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사람을 치유해 주시는 내용입니다. 메시아가 오신 것입니다. 그런데 귀가 열리고 말을 하게 되는 것은 감각기관이 다시 정상으로 작동하게 되었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만일 듣지 말아야 할 것을 듣거나 제가 듣고 싶은 것만을 듣는다면 차라리 듣지 못하는 편이 낫기 때문입니다. 잘못 들으면 잘못 말하게 되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분열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러니 듣고 보는 능력이 회복되었다는 것은 들어야 할 것을 듣고 말해야 할 것을 말하게 되는 것이며 그것이 구원의 표징이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치유된 그 사람이 ..
2024.09.08 -
[1코린 4, 5] 그분께서 어둠 속에 숨겨진 것을 밝히시고 마음속 생각을 드러내실 것입니다. 그 때에 저마다 하느님께 칭찬을 받을 것입니다
2024. 9. 6 연중 제22주간 금요일 좋아하는 노랫말이 있습니다. "나는 읽기 쉬운 마음이야/ 당신도 스윽 훑고 가셔요/ 달랠 길 없는 외로운 마음 있지/머물다 가셔요 음/ 내게 긴 여운을 남겨줘요/ 사랑을 사랑을 해 줘요/ 할 수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새하얀 빛으로 그댈 비춰 줄게요"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은 어린 아이와 같습니다. 사실 우리 인간은 나이가 드는 것과 동시에, 삶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장벽들을 세우지만, 그 장벽은 사랑 받지 못한 어린아이가 자신에게 숨어드는 것과 같습니다. 사실 나는, 우리는, 읽기 쉬운 마음, 사랑으로 열고 싶은 마음들입니다. 그 마음이 만나면 그는 나에게, 나는 그에게 찬란한 빛을 비춰줍니다. 세상 끝날 그분께서 우리의 숨겨진 마음을 밝히..
2024.09.06 -
[루카 5, 5]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루카 5, 8]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2024. 9. 5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오늘은 말씀씨앗으로 복음의 두 구절을 선택했습니다. 둘 다 베드로의 입에서 나온 말입니다. 그물을 던지기 전, 그는 예수님을 스승님이라 호칭합니다. 스승님으로 고백할 때는 자신의 지혜를 내세웁니다. ‘당신도 모르시는 것이 있습니다’. 그는 마지못해 그 가르침을 형식적으로 따릅니다. 그러나 자신이 상상할 수 있는 소망의 부피를 능가한, 엄청난 양의 물고기를 잡게 되자 그는 몹시 놀랍니다. 그리고 예수님 앞에 엎드려 고백한 대목이 두 번째 구절입니다. 그분에 대한 호칭이 스승님에서 주님으로 바뀝니다. 이제 자신의 지혜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한다는 것은, 베드로처럼 자신이 나약함을 통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모든 것을 버리고..
2024.09.05 -
[1코린3,9] 우리는 하느님의 협력자고, 여러분은 하느님의 밭이며 하느님의 건물입니다
2024. 9. 4 연중 제22주간 수요일 초등부 미사 강론을 준비할 때마다 생각합니다. 오늘은 어떤 말씀의 씨앗을 아이들에게 심어줄 것인가. 씨앗을 뿌리면서 당장에 열매를 맺길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언젠가 그들 안에 뿌려진 씨앗에 싹이 나고 줄기가 나고 하느님의 열매가 맺어지길 기도할 뿐입니다. 하느님 농사의 과정은 평생 이루어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조급해서는 안되며 섣불리 열매를 맺었다고 우쭐거려서도 안됩니다. 또한 아직 열매 맺지 못했다고 실망해서도 안됩니다. 만일 우리의 토양이 열매를 맺기에 부족하다면 다시 밭을 일궈야 하고 돌을 골라내며 가시덤불을 걷어내야 합니다. 열매 수확의 시기는 하느님께서 정하시는 것이므로 우리는 언제나 겸손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바라고 나의 토양을 비옥하게 일구는 응답..
2024.09.04 -
연중 나해 22주일(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오늘의 강론은 주교님의 사목서한으로 대체합니다. [교구장 생태환경 사목 서한] 2024년 9월 1일 “피조물은 하느님의 자녀들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로마 8,19)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교회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뜻에 따라 9월1일~10월4일까지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기간을 보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이 기간을 창조 시기라고도 말씀하시는데, 이 시기 동안 전 세계 모든 신자들이 우리의 ‘공동의 집’인 지구를 지키기 위해 기도하고 행동하며 아름답게 창조된 세계를 돌보라는 요청을 하십니다. 현재 우리를 위협하는 각종 기후 재난은 인간의 탐욕 때문이라고 기후학자들이 증언합니다.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탄소의 양이 임계점에 달했습니다. 이로 인한 피해는 막대하고..
2024.09.04 -
연중 나해 21주일
몇일 전, 함께 신학교를 다니다 그만 둔, 그러나 지금은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옛 동기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에 제가 ‘점심은 먹었니’라고 묻자 그 친구는 ‘응 도시락 싸왔어. 이제 그거 먹어야 해’하더군요. 나는 아주 자연스럽게 ‘제수씨가 뭐 싸줬어?’라고 묻자 그 친구는 콧방귀를 뀌며 ‘강휘야, 네가 몰라도 한참 모르는구나. 어떻게 겁 없이 도시락을 싸달라고 그래, 내가 쌌지’ 그 이야기를 듣고 한참을 웃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그 친구는 대뜸 저에게 그러더군요. ‘강휘야 넌 참 좋은 길을 선택한거야’ 사제가 되는 것이 가정을 꾸리는 것보다 더 좋은 선택이라는 말씀을 드리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늘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그 선택을 감사하게..
2024.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