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묵상(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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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15,1] 세리들과 죄인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가까이 모여들고 있었다
2024. 11. 7 연중 제31주간 목요일 죄가 뭘까 묵상해 보니 결국 ‘두려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죄란 신학적으로 ‘하느님으로부터 분리된 상태’입니다. 그렇게 되면 하느님 없이 살게 되고, 그래서 다양한 잘못을 저지릅니다. 그러나 이 상태가 우리에게 주는 더 큰 슬픔은 ‘두려움’에 빠지는 것입니다. 늘 불안하여 자신이 없고 그래서 용기 내지 못합니다. 죄란 나쁜 일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스스로 소멸시키는 데에 이릅니다. 나를 작은 그릇에 담아 두는 것입니다. 공자는 그래서 ‘덕이 있는 자는 그릇이 아니다(君子不器)’라고 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두 부류의 인간이 등장합니다. 죄인이지만 예수님께 가까이 모여든 사람들과 그것을 바라보며 예수님을 비난하는 사람입니..
2024.11.07 -
[필리 2,16] 생명의 말씀을 굳게 지니십시오. 그러면 내가 헛되이 달음질 하거나 헛되이 애쓴 것이 되지 않아, 그리스도의 날에...
2024. 11. 6 연중 제31주간 수요일 생명의 말씀을 굳게 지니십시오. 그러면 내가 헛되이 달음질 하거나 헛되이 애쓴 것이 되지 않아, 그리스도의 날에 자랑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필리 2,16) 신학교에 있을 때 사회생활을 훌륭히 하다 입학한 학생과 대화를 하던 중 ‘사회에서 나름대로 잘 나가는 청년이었는데 어떻게 신학교에 들어오게 되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 학생은 서슴 없이 "사랑도 물질도 모두 변하고 사라졌어요. 영원한 것을 찾고 싶었습니다" 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젊은 나이에 그런 통찰을 해 냈고, 그것을 따라 발걸음을 내딘 그 친구가 멋지게 보였습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의 말처럼 생명의 말씀을 지니지 않는다면 이 세상의 모든 것은 ‘헛된 것’으로 변해 버립니다. 하느님이 사라진 지금까..
2024.11.06 -
[필리 2,5]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바로 그 마음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
2024. 11. 5 연중 제31주간 화요일 바오로 사도는 예수님의 마음을 간직할 것을 주문하면서 예수님의 낮아짐과 겸손을 말합니다. 그 마음을 지니는 가장 큰 특징이 낮아짐이기 때문입니다. 바쁘게 시간을 보내다 갑자기 정신을 차릴 때가 있습니다. 일종의 정신집중이기도 하고 기도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의 마음이 내 안에서 빛을 내는 순간입니다. 그 마음으로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부끄러울 때가 많습니다. 주체적인 마음으로 내 삶을 꾸려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많은 경우 습관적인 이끌림에 따라 기계적으로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마치 ‘으르렁 대는 사자처럼 먹이를 찾아 돌아다니고’있는 것입니다. 더 돋보이기 위해서, 더 많이 가지기 위해서, 혹은 단순한 유희를 위해서 마음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기도는 ..
2024.11.05 -
[필리 14,14] 여러분은 그리스도 안에서 격려를 받고 사랑에 찬 위로를 받으십시오.
2024. 11. 4 월요일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 기념일 내가 가진 귀한 것을 누군가에게 팔아버리면 그 귀한 것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닙니다. 그에 대한 보상을 이미 받았기 때문입니다. 착한 마음으로 타인에게 사랑과 도움을 주고서 그에 대한 칭찬이나 보답을 받으려 한다면, 나는 나의 귀한 선행을 팔아버린 것이 됩니다. 그리고 그 선한 마음은 받은 댓가로 인해 그것이 지닌 고귀한 가치가 사라져 버립니다. 그러니 우리들의 선행으로 타인의 칭찬과 보답을 바라지 말아야 합니다. 선한 것은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아름다우며 하느님 안에서 영원한 것입니다. 우리가 구해야 할 것은 ‘그리스도 안에서의 격려’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은 잔치를 베풀 때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을 초대하라고 말하십니다. 그리고 그들..
2024.11.04 -
연중 나해 31주일
세상 모든 것은 나름의 쓰임새가 있습니다. 크던 작던, 화려하던 소박하던. 오늘 독서와 복음은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해 한분이신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것과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사랑의 계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10계명이나 613조에 달하는 율법이나, 결국 이 두 계명으로 요약됩니다. 여기서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는 말씀의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그 ‘마음’을 읽어낸다는 것이며 읽어낸 마음에 공감하고 그것을 위해 나를 내주는 것입니다. 그를 위해 내가 ‘쓰여지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분의 마음을 읽어내고 나에게 원하는 것을 하는 것, 바로 ‘소명’입니다. 우리 각자는 ‘나’만을 위해 존재하지 않..
2024.11.04 -
[마르 12,30]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2024. 11. 3 연중 제31주일 세상 모든 것은 나름의 쓰임새가 있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는 말씀의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그 ‘마음’을 읽어낸다는 것이며 그것을 위해 나를 내주는 것입니다. 그를 위해 내가 ‘쓰여지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분의 마음을 읽어내고 나에게 원하는 것을 하는 것, 바로 ‘소명’입니다. 우리는 각자 다양한 삶의 관계안에 있습니다. 부모로서, 자녀로서, 형제로서, 이웃으로서,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이 관계 안에서 각자의 소명을 생각하지 않으면 이기적인 마음, 혹은 사랑만 받으려는 욕망으로 관계를 훼손시킵니다. 이 모든 것 안에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소명’, 나의 ‘쓰임새’라는 중심이 있어야 합니다. 그 소명에 충실한..
2024.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