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묵상(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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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16,13]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두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2024. 5. 8 수요일 최근 한국사회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탈종교화’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갑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교회가 세상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회는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이 잊고 있던 하느님을 전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본회퍼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하느님 앞에서, 하느님과 더불어, 하느님 없이 살고 있다” 사실 교회의 문제는 교세의 감소가 아니라 하느님 없이 살고 있는 이 시대에 하느님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에 있습니다. 그것은 성령 없이 상식적인 방식으로 교회를 재건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전해주어야 할 메시지는 세상이 보기에 어리석으며 터무니 없어 보이는 것들입니다. 희생적인 사랑이 그렇고 절망 가운데..
2024.05.08 -
[시편 138,7] 주님은 오른손으로 저를 구하시나이다. 나를 위하여 모든 것을 이루시리라!
2024. 5. 7 화요일 읽고 있는 책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자기를 존중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마십시오. 모든 악기가 자기만의 공명을 지니듯이 당신에게도 당신만의 공명이 있습니다. 우리는 자기를 존중해야 합니다. 당신은 더 성숙한 사람이 될 수는 있지만, '다른 사람'이 될 수는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성숙한 '내'가 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누군가를 흉내 내거나 누군가와 비슷해지기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구원 역시 익명의 인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의 '나'를 위한 것입니다. 이것을 잊을 때 우리는 하느님을 피상적인 존재로 만들어 버리거나 나의 필요에 따라 불러내는 램프의 요정으로 전락시켜 버립니다. 또한 타인과의 비교로 나의 처지를 원망하게 됩니다. 하느님은 나를 위..
2024.05.07 -
[요한 16,3] 너희도 처음부터 나와 함께 있었으므로 나를 증언할 것이다
2024. 5. 6 월요일 세상은 여전히 바벨탑을 쌓고 있습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른 채, 더 높이 바벨탑을 쌓아 올려 하느님 없는 자신들의 세계를 구축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을 증언하는 제자들은 사람들로부터 조롱당하고 쫒겨나는 수모를 당할 것이라 말합니다. 바벨탑을 쌓는 세상은 우리의 신앙이 어리석다 말합니다. 하지만 때론 신앙인들도 자신의 신앙생활이 바벨탑을 쌓는 일에 비해 촌스럽고 어리석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기거나 자신의 신앙을 조롱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버린 채 남들을 따라하는데 골몰하고, 도태되지 않으려 애를 쓰는 동안 영혼은 점점 메말라 갑니다. 신앙이 조롱당하는 세상. 그래서 더 이상 진실한 삶의 증언이 사라져 가는 오늘. 예수님은 우리에게 당신 안에 머물기 위해 신앙..
2024.05.06 -
[요한 15,9.12]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2024. 5. 5 주일 하느님과 예수님의 사랑은 온전히 내어주는 사랑입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하느님을 사랑했다’고 하지 않으시고 ‘너희를 사랑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이어서 ‘내가 너희를 사랑했으니 너희도 나를 사랑해라’가 아니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하느님 사랑에 대한 보답은 하느님을 향하지 않고 인간을 향하고 있으며 예수님 사랑에 대한 보답도 예수님을 향하지 않고 다시 인간을 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과 예수님의 사랑에는 되돌려 받으려는 욕심이 없습니다. 다만 하느님과 예수님이 그랬던 것처럼 온전히 내어주는 그 ‘사랑’에 우리가 함께 동참하길 바라십니다. 그래서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하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그 사..
2024.05.05 -
부활 5주일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고, 나는 놈 위에 누가 있는지 아십니까? 나는 놈에게 꼭 붙어 있는 놈입니다. 힘들이지 않고 날아다니니 나는 놈 보다 한 수 위인 것이죠. 그런데 꼭 붙어 있는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나는 놈으로부터 떨어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하기 때문이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라는 유명한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나는 건 내가 할 테니 너희는 나에게 꼭 붙어 있어라.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꼭 붙어 있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생각해 봅니다. 오늘 복음은 요한복음 15장의 말씀입니다. 성경학자들은 13장에 나오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는’이야기 다..
2024.05.04 -
부활 4주일
오늘은 제 61차 성소주일입니다. 성소란, 거룩한 부르심입니다. 거룩한 부르심은 누구에게나 해당됩니다. 오늘 교황님께서도 성소주일 담화문을 발표하시면서 제일 첫 머리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해마다 성소 주일은 소중한 선물인 주님의 부르심에 대하여 성찰하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주님께서는, 당신께 충실한 순례하는 백성의 일원인 우리가 당신 사랑의 계획에 참여하여 우리의 다양한 생활 신분 안에서 복음의 아름다움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라고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부르고 계십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을 듣는 것은, 종교적 이상의 이름으로라도 부과할 수 있는 의무가 아니라, 행복에 대한 우리의 가장 깊은 갈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제일 확실한 방법입니다”한마디로 우리가 참으로 행복해지는 길은 하느님이 나를, 다른 사..
2024.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