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묵상(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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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10,36] 누가 이웃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하느냐?
2024. 10. 7. 월요일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為仁由己而由人乎 사랑을 행하는 것은 자신의 결단에 달린 것이지 상대방의 조건에 따른 것이겠는가?" 공자의 말입니다. 상대방이 사랑 받을만한 조건이 되는가를 물어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인간 본연의 마음에 따라 먼저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오늘 율법교사는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라고 묻습니다. 이 말 안에는 내가 사랑하는 것보다 그 사람이 이웃이 될 자격이 되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가 먼저 나를 사랑해 주었는가?' 이와는 달리 예수님은 '너는 누구의 이웃이 되어 주었는가?'라고 물음으로써 사랑과 관련된 질문에 있어 타인이 아닌 '나'에게로 시선의 방향을 돌립니다. 실천..
2024.10.07 -
연중 나해 27주일
이번 10월은 묵주기도의 성월입니다. 2002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동정마리아의 묵주기도’라는 교서를 발표해서 묵주기도가 ‘기도의 학교’이며 단순하지만 심오한 기도로써 우리 신앙인들에게 친숙해져야 한다고 말씀 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묵주기도 성월을 맞이하여 묵주기도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묵주기도를 많이 바칩니다. 묵주기도는 로사리오라고도 부릅니다. 장미화환입니다. 초기 교회 박해시기에 원형경기장에서 신앙인들이 사자들의 먹이가 될 때 장미꽃으로 엮은 관을 썼다고 합니다. 박해를 피해 숨어있던 신자들은 밤중에 몰래 순교자들 시신을 거두면서 그들이 썼던 장미관을 한데 모아 놓고 꽃송이마다 기도를 한 가지씩 바치기 시작한 것이 묵주기도, 로사리오의 유래입니..
2024.10.06 -
[시편 95,7.8] 오늘 너희는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
2024. 10. 4 금요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 오늘은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입니다. 프란치스코의 동료인 루피노는 성인을 통해 회심한 인물입니다. 그는 자신의 운명이 정해져 있다는 생각에 심한 우울감과 슬픔에 잠겨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내가 과연 변화될 수 있을까?” 우리의 신앙이 정체되어 있다 여길 때, 우리는 루피노와 같은 마음을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을 느끼거나, 변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조차 품지 않고 있다면, 나를 변화시키는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믿지 않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마음이 무뎌진 탓입니다. 이에 프란치스코 성인은 말합니다. “선한 일에 대해 형제의 마음을 무뎌지게 했기 때문에 그가 악마인 줄을 형제는 잘 알았어야 했습니다. 그리스도는 결코 성..
2024.10.04 -
[루카 10,11] 그러나 이것만은 알아 두십시오.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습니다
2024. 10. 3연중 제26주간 목요일하느님 나라는 그 나라를 체험한 사람들을 통해 보여집니다. 하느님을 만난다는 것은 내 삶의 기준들, 어제 말씀씨앗에서 이야기 했던 높고 낮음, 잘남과 못남이라는 맹목적 가치를 따라 살던 삶을 벗어나 모든 것이 하느님께로부터 온 것이라는 믿음의 삶입니다. 노자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참된 길을 걷는다는 것은 날마다 덜어내는 것이다. 덜어내고 덜어내어 아무것도 내 기준에 따라 하지 않음에 이르는 것. 그때에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듯 보이지만 모든 것을 하고 있는 것이다” 참된 길이란 하느님의 길을 말합니다. 제자들은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은 상황에서 그들이 일꾼을 뽑는 것이 아니라 일꾼을 보내 달라 청하고, 그들이 머물 집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
2024.10.03 -
[마태 18,3]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2024. 10. 2 수요일 수호천사 기념일 오늘 말씀 씨앗은 “누가 제일 큰 사람인가”라는 제자들의 질문에 대한 예수님의 답입니다. 제자들은 여전히 크고 낮음, 잘남과 못남이라는 이분법으로 나와 타인을 바라봅니다. 그들에게 예수님은 나 혹은 그 사람이 훌륭한 사람인가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회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가르치십니다. 회개란 관성적으로 살아왔던 삶의 방향과 태도를 완전히 바꾸는 것입니다. 지난 날 우리는 나 잘난 맛에 취해 살았던가, 아니면 내 못난 탓에 슬퍼하며 살아왔습니다. 오로지 슬픔과 기쁨을 내 안에 가둔 것입니다. 아이들은 친구를 사귈 때, 자신의 잘남이나 못남, 혹은 상대방의 가문이나 조건 등을 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만나는 아이들과 쉽게 친구가 됩니다. 세상의 모든 ..
2024.10.02 -
[루카 9,54]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불러 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십니까?
2024. 10. 1 화요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 사마리아를 거쳐 예루살렘으로 가려했던 예수님과 제자들. 예수님의 일행을 거부한 사마리아인들에게 분노한 제자들의 말입니다. 어떤 분노는 무시당한 것에서 옵니다. 낮아질 수 없는 마음의 지나친 동요입니다. 문득 좋아하는 선배 신부님의 일화가 떠오릅니다. 우리농산물 가게에 들어선 형님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물건들만 장바구니에 넣습니다. 봉사자가 새로 들어온 물건들로 집어가시라 하니, ‘그러면 다른 사람들이 안 좋은 것을 사가서요’라고 했답니다. 그 형님은 자존심으로 분노하는 일이 없습니다. 하지만 약자가 무시당하고, 가난한 이들이 소외되는 현장에서 분노합니다. 진심으로 겸손한 형님, 그래서 많은 동생들이 그에게 위로를 받습니다. 분노나 슬픔..
2024.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