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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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4.18] 아, 네가 내 계명들에 주의를 기울였다면
2024. 12. 13. 금요일성녀 루치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하느님의 십계명을 떠올려 봅니다.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래서 단 하루만이라도 그 분을 위해 나의 시간을 봉헌할 수 있기를. 부모님께 감사하고 형제들과 우애 있게 지냈으면. 내 안의 욕망으로 사랑을 쾌락과 욕정으로 오염시키지 않기를. 내가 가진 것들, 재산이나 재능에 감사하고, 그래서 질투하거나 욕심내지 않으며 하느님 앞에 정직할 수 있기를. 이것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명하신 계명입니다. 주님의 기도를 이에 덧붙인다면, 이 모든 것은 하느님이 우리 안에 살아 계시도록 하는 것이며 하느님 앞에 우리는 모두 완벽할 수 없음을 자각하여 내 이웃을 용서할 수 있길 청합니다. 우리는 나를 자랑하려 하지만 하느님 앞에서는 인간의 우열과..
2024.12.13 -
[이사야 40,31] 주님께 바라는 이들은 새 힘을 얻고 독수리처럼 날개 치며 올라간다
2024. 12. 11 대림 제2주간 수요일온종일 업무와 일상으로 피곤에 지치고 나면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날 때가 있습니다. 그 짜증은 피곤함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피곤함이 늘 짜증을 유발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풍놀이 하느라 하루 종일 산길을 걷다 오면 몸은 피곤하지만 짜증이 나지는 않습니다. 즐거운 일을 하고 왔기 때문입니다. 슬픔, 혹은 짜증은 업무의 과도함에 있다기 보다는 내가 마주하는 일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있습니다. 슬픔의 질곡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나의 하루를 하느님의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현실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삶’은 바뀝니다. 삶이 바뀌면 이어서 현실도 변화되는 법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다’ 하시고 그것을 배우라 하십니다. ..
2024.12.11 -
[루카 17,10]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2024. 11. 12. 화요일 성 요사팟 주교 순교자 기념일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지지 않은 짐을 우리에게 지도록 하지 않습니다. 오늘 말씀을 읽으면서, 예수님도 하느님께 똑같은 고백을 하셨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더 나아가 예수님의 이 말씀은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고백이라는 생각에 이릅니다. 그래서 ‘쓸모없는 종’이라는 표현은 자신의 무능함을 한탄하는 말이 아니라 자신의 것을 주장하지 않는 겸손이요, 댓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임을 알게 됩니다. 밭 갈고 양 치는 종의 일은 밭 갈고 양 치는 것이지만 일을 마치고 돌아와 다시 저녁 시중을 듭니다. 꼭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사랑하므로 멈출 수 없는 삶입니다. 그래서 오늘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말씀은 신앙인으로서 의무에 충실하라는..
2024.11.12 -
[필리 2,5]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바로 그 마음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
2024. 11. 5 연중 제31주간 화요일 바오로 사도는 예수님의 마음을 간직할 것을 주문하면서 예수님의 낮아짐과 겸손을 말합니다. 그 마음을 지니는 가장 큰 특징이 낮아짐이기 때문입니다. 바쁘게 시간을 보내다 갑자기 정신을 차릴 때가 있습니다. 일종의 정신집중이기도 하고 기도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의 마음이 내 안에서 빛을 내는 순간입니다. 그 마음으로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부끄러울 때가 많습니다. 주체적인 마음으로 내 삶을 꾸려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많은 경우 습관적인 이끌림에 따라 기계적으로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마치 ‘으르렁 대는 사자처럼 먹이를 찾아 돌아다니고’있는 것입니다. 더 돋보이기 위해서, 더 많이 가지기 위해서, 혹은 단순한 유희를 위해서 마음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기도는 ..
2024.11.05 -
[마태 11, 28-30]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2024. 7. 18 연중 제15주간 목요일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마태 11, 28-30) 오늘 복음 말씀의 전체입니다. 그분은 우리의 짐 대신 당신의 멍에를 메라고 하십니다. 주님의 멍에란 하느님께서 주신 사랑의 멍에. 마음을 나에게 두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마음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짐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무거운 우리의 짐과 가벼운 그분의 짐. 그러나 실제로 더 무거웠을 짐은 그분의 것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배워야 할 것은 그분의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입니다. 그..
2024.07.18 -
[마태 10,8] 너희는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2024. 6.11 화요일 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 하느님으로부터 거저 받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우리의 육체, 정신, 생명, 우주. 모두 하느님에게서 온 것입니다. 우리 각자의 능력 역시 그분의 것입니다. 그 뿐 아니라 우리의 선한 행위, 영감(靈感), 회개(悔改)도 역시 하느님에게서 왔습니다. 다만 우리는 하느님께 협조했을 뿐이며 우리의 자발성이 그분의 은총과 조화를 이루도록 한 것 뿐입니다. 그분께 협조하는 마음 역시도 하느님에게서 온 것이니 우리가 자랑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살레시오 성인은 하느님의 무상성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십니다. "우리는 영감(靈感)의 효력을 방해할 수는 있어도 거기에 무엇인가를 더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너희는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고 말씀하십니다...
2024.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