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2,19] 성전을 허물어라.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2024. 3. 11. 01:36말씀묵상/말씀씨앗

성전은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장소라는 면에서 거룩하지만

하느님을 그 안에 가두어 버릴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위험한 공간을 상징합니다.

 

어디에나 계신 하느님을 성전에 구속시켜서는 자기 편한 방식으로 하느님을 섬겨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적당히 예물 바치고, 주일 미사 참례하고는 이정도면 할 일을 했다고 여깁니다.

 

아무의 눈에도 띄지 않게 도망치듯 성당을 빠져 나갑니다.

일상은 개선되지 않고 같은 괴로움과 후회가 반복 됩니다.

그렇게 우리의 편의에 의해 쌓아올려진 신앙의 벽돌은 의미 없는 나만의 성전을 마음속에 건축하게 됩니다.

 

그 안에 계신 분은 하느님이 아닌 우상화된 자신입니다.

신앙은 자기 안으로 숨어 버리는 것이 아니라 아픔과 희생을 감내하며

하느님과 이웃을 향해 밖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어리석게 쌓아 올려진 자신만의 성전을 허물지 않는다면,

하느님을 만나기 위한 그 여정을 시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