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 9,7]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

2024. 3. 4. 00:32말씀묵상/말씀씨앗

 

제자들 앞에 등장한 모세와 엘리야, 그리고 눈부시게 변모하신 예수님을 보고 

베드로는 ‘초막 셋을 지어 봉헌하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초막을 지어 이 영광스런 사건을 두고두고 보관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좋은 것을 소유하고 싶은 욕망 앞에서 하느님은 영광스런 사건을 멈추시고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순간 모든 것이 사라지고 

평범한 일상의 얼굴을 한 예수님만이 그들 곁에 서 계십니다. 

 

제자들은 이제 영광스러운 메시아가 아니라 

수난과 죽음을 맞이해야 할 비참한 야훼의 종을 만나야 할 시간입니다. 

 

그들이 참다운 제자로 부활할 수 있었던 것도 소유하고 싶었던 

과거의 영광스런 변모가 아닌 피하고 싶었던 스승의 수치스런 죽음을 통해서였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사순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