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21,28]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2024. 11. 28. 08:40ㆍ말씀묵상/말씀씨앗
2024. 11. 28
연중 제34주간 목요일
오늘도 눈이 소복히 내렸습니다.
성당 앞 공원의 전나무며,
아직도 붉은 빛을 띄고 있는 단풍나무 위로
하얀 눈이 예쁘게 올라탔습니다.
하지만 출근을 위해서, 혹은 또 다른 이유로
길을 나선 이에게는 밤새 내린 눈이
낭만적이지만은 않습니다.
질척이며 바짓가랭이를 타고 오르는
물기 먹은 눈, 도로위의 먼지들과 뒤섞인
그것들은 오히려 불쾌감을 줍니다.
그러나 잠시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
그 위를 바라보면 인간이 만들어 낼 수 없는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집니다.
발 ‘아래’는 오염된 눈덩이지만
지붕 ‘위’와 나무 ‘위’는 찬란한 설국입니다.
우리의 삶도 그렇습니다.
땅을 바라보면 두려움과 한숨 뿐이지만
하늘을 바라보면 새로운 희망이 열립니다.
땅의 나라를 어지럽힌 눈이
해가 비치면 말 그대로 ‘눈 녹듯’ 사라지듯,
우리의 슬픔도 하느님의 빛으로
그렇게 지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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